주간일기 12주차 2022.08.15 ~ 2022.08.21 사생활과 조용한 삶 에세이에서 발견한 ‘사생활과 조용한 시간’이라는 문구에 사로잡혔습니다.
제가 좋아하는 단어들이 몇 개 있습니다.
독특하고, 조용하고, 애정 어린, 깔끔하고, 편안하고, 평화롭고, 함께. 여기에 ‘인생’을 더하면, 저는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종종 바뀝니다.
마치 제게 주문이 걸린 것 같습니다.
예전에는 ‘인생’이라는 단어 자체가 싫었습니다.
저는 항상 이상을 지향했고, 인생에는 그 반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.
저는 오랫동안 인생이라는 첫 번째 이름을 욕하고 미워했습니다.
사실 그것은 증오보다 더 깊고 어두운 감정이었습니다.
증오와 혐오에 더 가까웠습니다.
왜 저는 그런 인생을 기록하는 블로그를 만들었을까요? 돌이켜보면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장면들은 그저 덧없는 인생일 뿐이었지만, 매일을 사는 데 보낸 시간은 그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, 정직하게 흐르는 실제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 제 인생에 대한 기록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.
그리고 그런 인생을 이어온 제 첫 번째 이름도 누군가의 이해가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.
제 첫 번째 이름이 실제로 불운의 사슬을 멈춘 것일까요? 제 삶이 조금 바뀌고 나아졌지만, 지나간 시간을 잊을 수 없는 건 저라서, 제 이름을 이해하는 사람이 미래의 저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.
지금은 두 이름이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걸 인정합니다.
제 이름으로 하는 일과 그 이름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제 두 번째 이름으로 하는 활동의 자원이 됩니다.
제 이름이 없었다면 제 두 번째 이름도 온전히 존재할 수 없었을 겁니다.
제 이름이 생계를 위해 필요한 모든 걸 처리해 주니까, 제 두 번째 이름은 여유롭게 제가 그리고 싶은 것만 골라서 그릴 수 있습니다.
제가 사는 공간과 인생 블로그를 가꾸면서, 부모님이 주신 제 이름에 조금 더 관대해지고 싶어졌습니다.
제 이름으로 살았던 시간을 돌보면서, 제 일상이 조금 더 건강해졌고, 그 일상이 계절과 해를 채우면서, 제가 사는 매일이 더 이상 포기하고 싶은 시간이 아니었습니다.
그 과정은 계속되고, 그 결과는 잠깐입니다.
본명으로 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, 본명이 평화로울수록, 제 인생은 평화로울 것입니다.
조용한 삶, 애정 어린 삶, 깔끔한 삶, 편안한 삶, 평화로운 삶. 좋아하는 단어와 ‘인생’이라는 단어를 나란히 붙입니다.
조용히 발음하면 왠지 그 소리에 맞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.
8/15(월) 급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8/15(월) 광복절에 일하고 금요일에 대체휴일을 보냈습니다.
8/17(수) 설사가 났던 탓인지 두통이 심해서 5번이나 토해서 간신히 버텼습니다.
(…) 엄마가 너무 걱정하셔서 놀랐습니다.
8/20(토) 홍대 어린이 그림일기 교실 4기. 8/21(일) 북아트 워크숍 도도솔솔라라솔 연출 김민경 출연 고아라, 이재욱, 김주헌, 예지원, 이순재, 신은수, 서이숙 방송 2020년 KBS2 불안이 날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갈 거야 저자 임이랑 출판사 수오서재 출간일 2022.08.16. * 도도솔솔라라솔은 이상한 결말을 맞이했다